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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2.24 :: 전자책, 자본의 이기? 소비 패턴의 혁명?
편집자노트
2012. 2. 24. 02:53
돌이켜보면, 디지털이 발전하면서 내 삶이 많이 숨까빠졌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도 집에서 회사 컴퓨터에 원격으로 접속해 이메일을 체크하거나 원고를 보고 보고서를 작성했던 일이 잦았다.
스마트폰이 나온 후로는 길에서 지하철에서 공원에서 마음껏 일(?)을 하고 있으니, 편해진건지는 모르겠지만 삶의 여유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디지털 때문에, 심장 박동이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언젠가부터 사진첩에 최근 십년 사이의 사진이 없다. 모두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그것도 7~8년 전에 집에 있던 컴퓨터가 갑자기 고장난 바람에 소중한 가족사진을 못보고 있다. 혹시 몰라 하드만 뾱뾱이(?)에 싸서 언젠간 데이터 복구를 할거야 다짐하면서 거의 7년 이상을 보관 중이다. 이것도 이사하면서 그냥 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은 메신저를 잘 하지 않지만, 그렇게 친했던 대학 친구나 후배들의 메신저에서 로긴은 매일 하는데, 몇년 간 안부도 묻지 않는 그런 이상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매일 "띵~ 누구누구 로긴하셨습니다."를 보기는 하는데, 그쪽도 나도 아마도 수십명의 메신저 친구들이 있었으니 그 속에 묻힌 건지, 아님 나도 그 수많은 사람들의 평균 인연인지 하는 생각에 저울질하다보니 나 또한 그냥 매일 쳐다만 본 것 같기도 하다. 내 성격을 탓해야 하는 건지.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페북이나 트위터로 수많은 친구를 사귄 사람이 정작 죽게 되었을 때, 장례식장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위의 사례는 전자책 얘기와는 거리가 먼 것 같지만, 디지털 진화의 큰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순간에 전자책이 거부감이 없어지고 합법적 유통이 되지는 않을 터, 오랫동안 많은 사람의 디지털 감각이 서서히 진화해오면서 "책은 그래도 종이책 아닌가?"의 아성이 이제야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지하철을 타도 책을 들고 있는 사람 찾기가 힘들다. 그 많던 무가지도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러시아워 시간만 지나면 종이조각 하나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나온 후에 최근 1~2년 사이에 빠르게 변화한 대표적인 모습이다.
사실, 전자출판이 아니어도 디지털은 이미 90% 이상의 출판 제작 과정에 스며들어 있다. 원고 집필, 편집, 디자인, 이제는 심지어 CTP라는 인쇄 기법이 도입되어 필름이라는 아날로그 방식을 대체해가고 있으니 결과물만 아날로그지 과정은 모두 디지털인 것이다.
그러나, 책을 만드는 방식 그리고 철학 등은 전자출판이 도입된다 해도 아날로그적 사고를 해야 한다. 컨셉을 만들고 그에 따라 구현하고 세심하게 디자인을 해야 하고 꼼꼼하게 교정을 봐야 한다. 출판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과정이 바로 아날로그 방식이다. 이런 과정은 기술이 아무리 발전된다 해도 결코 빨라질 수 없다. 전통적인 출판방식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향이고 앞으로의 출판이 전자출판으로 바뀌더라도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환경의 변화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고 제때에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다른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전자출판을 자본의 이기로 봐야 할까? 소비 패턴의 혁명으로 봐야 할까?
시간이 지나면 진화하여 좋은 쪽으로 가겠지만, 현재는 자본의 이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소비자는 역사가 증명하듯 자본의 이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책을 읽는 모습에서 지적 동경을 찾는다. 왠지 책이 나를 살찌울 것 같고 수많은 성공자도 책을 성공요인의 일등공신이라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심지어 책으로 그 성공을 다시 공유한다.
즉 책은 어찌보면 영원한 지적 동경물인 것이다.
자본이 이것을 놓칠리가 없다. 책 시장규모를 탐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파생적 수요를 보고 있는 것이다.
책 시장은 그리 크지 않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종이 책 시장이 게임 머니 시장보다 작다는 얘기를 접한 적이 있다. 그리고 전자출판이 아니어도 시장 규모는 계속 줄고 있다. 책의 소비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과 여유인데, 디지털 생활 패턴이 책에 대한 시간을 뺏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의 탐닉과 소비 패턴의 혁명 사이에서 출판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사실 알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아마존의 전자출판 매출규모라든지 오프라인 서점의 위기라든지 여러 지표들을 보면 자본의 이기가 곧 승리할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출판의 속성은 위에서 언급한 아날로그적 성격이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것은 종이책이 살아남을 것인가 아닐 것인가의 관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출판의 속성과 책이라는 가치를 보고 접근하고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 속에서 예측 가능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마트폰이 나온 후로는 길에서 지하철에서 공원에서 마음껏 일(?)을 하고 있으니, 편해진건지는 모르겠지만 삶의 여유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디지털 때문에, 심장 박동이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언젠가부터 사진첩에 최근 십년 사이의 사진이 없다. 모두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 그것도 7~8년 전에 집에 있던 컴퓨터가 갑자기 고장난 바람에 소중한 가족사진을 못보고 있다. 혹시 몰라 하드만 뾱뾱이(?)에 싸서 언젠간 데이터 복구를 할거야 다짐하면서 거의 7년 이상을 보관 중이다. 이것도 이사하면서 그냥 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은 메신저를 잘 하지 않지만, 그렇게 친했던 대학 친구나 후배들의 메신저에서 로긴은 매일 하는데, 몇년 간 안부도 묻지 않는 그런 이상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매일 "띵~ 누구누구 로긴하셨습니다."를 보기는 하는데, 그쪽도 나도 아마도 수십명의 메신저 친구들이 있었으니 그 속에 묻힌 건지, 아님 나도 그 수많은 사람들의 평균 인연인지 하는 생각에 저울질하다보니 나 또한 그냥 매일 쳐다만 본 것 같기도 하다. 내 성격을 탓해야 하는 건지.
누군가가 우스갯소리로 페북이나 트위터로 수많은 친구를 사귄 사람이 정작 죽게 되었을 때, 장례식장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위의 사례는 전자책 얘기와는 거리가 먼 것 같지만, 디지털 진화의 큰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순간에 전자책이 거부감이 없어지고 합법적 유통이 되지는 않을 터, 오랫동안 많은 사람의 디지털 감각이 서서히 진화해오면서 "책은 그래도 종이책 아닌가?"의 아성이 이제야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지하철을 타도 책을 들고 있는 사람 찾기가 힘들다. 그 많던 무가지도 언제부턴가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러시아워 시간만 지나면 종이조각 하나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나온 후에 최근 1~2년 사이에 빠르게 변화한 대표적인 모습이다.
사실, 전자출판이 아니어도 디지털은 이미 90% 이상의 출판 제작 과정에 스며들어 있다. 원고 집필, 편집, 디자인, 이제는 심지어 CTP라는 인쇄 기법이 도입되어 필름이라는 아날로그 방식을 대체해가고 있으니 결과물만 아날로그지 과정은 모두 디지털인 것이다.
그러나, 책을 만드는 방식 그리고 철학 등은 전자출판이 도입된다 해도 아날로그적 사고를 해야 한다. 컨셉을 만들고 그에 따라 구현하고 세심하게 디자인을 해야 하고 꼼꼼하게 교정을 봐야 한다. 출판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과정이 바로 아날로그 방식이다. 이런 과정은 기술이 아무리 발전된다 해도 결코 빨라질 수 없다. 전통적인 출판방식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향이고 앞으로의 출판이 전자출판으로 바뀌더라도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환경의 변화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고 제때에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다른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전자출판을 자본의 이기로 봐야 할까? 소비 패턴의 혁명으로 봐야 할까?
시간이 지나면 진화하여 좋은 쪽으로 가겠지만, 현재는 자본의 이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소비자는 역사가 증명하듯 자본의 이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책을 읽는 모습에서 지적 동경을 찾는다. 왠지 책이 나를 살찌울 것 같고 수많은 성공자도 책을 성공요인의 일등공신이라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심지어 책으로 그 성공을 다시 공유한다.
즉 책은 어찌보면 영원한 지적 동경물인 것이다.
자본이 이것을 놓칠리가 없다. 책 시장규모를 탐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파생적 수요를 보고 있는 것이다.
책 시장은 그리 크지 않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종이 책 시장이 게임 머니 시장보다 작다는 얘기를 접한 적이 있다. 그리고 전자출판이 아니어도 시장 규모는 계속 줄고 있다. 책의 소비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과 여유인데, 디지털 생활 패턴이 책에 대한 시간을 뺏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의 탐닉과 소비 패턴의 혁명 사이에서 출판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사실 알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아마존의 전자출판 매출규모라든지 오프라인 서점의 위기라든지 여러 지표들을 보면 자본의 이기가 곧 승리할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출판의 속성은 위에서 언급한 아날로그적 성격이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것은 종이책이 살아남을 것인가 아닐 것인가의 관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출판의 속성과 책이라는 가치를 보고 접근하고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그 속에서 예측 가능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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