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예정도서 2012. 9. 13. 17:00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공으로 가르치는 교수님은 '좋은 학생'이 지원하지 않는다는 걱정을 하시고 졸업을 앞둔 학생은 취업할 만한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회사'가 없다고 걱정하며 회사는 뽑을 만한 '좋은 프로그래머'가 없다고 한탄한다. 현직의 프로그래머는 '처우'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무엇이 문제일까? 뛰어난 능력의 프로그래머가 많이 배출되면 처우가 개선되고 미래가 밝아질까? 반대로 처우가 먼저 개선되어 현직의 프로그래머가 만족스런 삶을 살게 되면 능력 있는 사람이 모이고 산업이 발전할까? 높은 급여와 복리후생이 좋은 처우의 전부일까? 닭과 달걀의 문제를 떠나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가 행복할 수 없는 근원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런 고민은 나만 하는 것일까?

 세상살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를 보면 “나만 이런 건가?”라는 외로움이 들 때다. 나를 제외하면 아무 문제 없어 보여 고민을 말하는 순간 “그건 당신 탓이야”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것만 같다. 결국 두려움이 외로움을 낳고 의식은 깊은 곳으로 숨어 소통이 단절된다.

 이 책은 독자에게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라는 공감을 표시한다. 공자는 40세 “미혹하지 않았다(四十而不惑)”라는 의미로 불혹(不惑)을 이야기 했지만 불혹을 넘어선 또는 언저리에 도달한 저자들은 미혹되며 살아가는 모습과 프로그래머의 삶 굽이굽이 돌아가며 마주쳤던 고민과 선택의 경험담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푸념을 얼버무려 놓았거나 허황된 희망과 찬사로 치장하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글을 읽으면 “나만의 고민이 아니구나”라는 동질감과 색다른(?) 희망을 얻을 수 있다.

 통상 책은 지식을 전달하거나 저자의 생각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그러기에 책의 주제에 부합하는 증거는 선택되어 강화되며 부합하지 못하는 증거는 철저히 배제 당한다. 하지만 이 책은 정확히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공동저자는 서로의 생각을 독립적으로 작성하였고 동일 사건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제공한다. 앞장에서 주장된 논리가 뒷장에서 반박 당하기도 하며 문제는 공감하지만 원인과 해결책은 전혀 다르게 제시되기도 한다. 지식과 방법론을 외우고 적용하여야만 할 것 같은 참고서가 아닌 다양성을 경험하고 사고와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으로 기획 되었다. 그럼에도 밑바탕에 견고하게 공유되는 가치는 '행복'이다. 이 책에는 행복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저자들의 선택과 실패담이 담겨있다. 게다가 저자들의 이야기는 먼 해외의 사례나 통제된 환경에서의 실험 결과가 아닌 지금 현재를 공유하고 있어 그 가치가 높다.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독자라면 프로그래머에게 필요한 기술 요소와 비기술 요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경력 관리를 고민 중인 독자라면 프로그래머 내의 다양한 직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조직과 사람 간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독자라면 조직의 변화를 위해 설득하고 적용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변화시킨 경험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공감'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행복'의 첫 걸음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공감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더 좋은 방향과 지속적인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이 직접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행복한 프로그래머'라는 명제를 이야기 하고 공감하는 데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끝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프로그래머와 예비 프로그래머를 응원한다.

2012년 9월

대표저자 유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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