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노트 2011. 4. 29. 11:35
인기 있는 주제의 경우, 출판사가 조금 뒤늦게 주제 발굴을 했을 때 기획 당시뿐만 아니라 원고가 진행되는 중간중간에도 경쟁서는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독자는 당연히 여러 초이스를 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좋지만, 편집자는 애가 타기 마련이다. 특히나 진행되고 있는 책의 컨셉이나 강점이 경쟁서에도 나타날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다가 경쟁서를 자세히 훑어보고 안도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읽어보았는데 "나보다 센놈이다" 할 때는 정말이지 눈앞이 캄캄하다. 물론 센놈의 정의는 컨셉, 범위, 깊이 등의 여러 관점에서 세다는 의미다. 모든 관점에서 세면 독보적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다.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시장 선점은 항상 달콤한 유혹이다. 능력의 척도로 생각하기도 하며 기민함으로 칭송받을 때도 있다. 그러나 선점이 "빠르다"라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출판의 속성상 단권승부가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생각으로 어느 것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만의 보폭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게 결국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 같다.

나도 내가 뛸 수 있는 보폭보다 더 큰 것은 아닌지 뒤를 자꾸 돌아보는 습성이 생겼다. 어디에서 경망스럽게 폴짝폴짝 뛰어오지는 않았는지, 어디에서 약한 모습 보이며 축 늘어진 발자국은 없었는지.

화창한 금요일 오후, 아메리카노가 맛있다!



posted by 로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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